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이 국제 사회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6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노사 간 극한 대립이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불신을 부르는 기업경영 관행도 국가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꼽혔다. 한국 경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18년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종합 순위 27위를 차지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두 계단 올랐다. 지난해 순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IMD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상승세를 보인 건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국내 상황이 안정을 되찾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교육이나 보건·환경과 같은 인프라 부문은 지난해 24위에서 18위까지 껑충 뛰었다. 정부의 복지 확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과도 20위로 지난해(22위)보다 소폭 개선됐다.
전체 성적표와는 대조적으로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인 기업 환경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대표적인 지표가 노동 시장 순위다. 전년 대비 1계단 떨어진 53위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13년만 해도 27위였는데 폭락한 것이다. 2016년에 51위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50위권이다. 노사 간 대립이 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경영 관행 부문도 5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IMD는 “한국 사회는 기업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전횡, 밀수 의혹 등에서 드러나듯 아직 한국 기업의 경영 관행은 후진적이다. 이 때문에 경영진의 사회적 신뢰도 순위는 69개국 중 62위에 불과했다.
노동 시장과 경영 관행 순위가 밑바닥에 머무르면서 기업 효율성 부문 순위는 지난해보다 1계단 오른 43위에 그쳤다. IMD는 평가 보고서를 통해 “기업 구조개혁, 분배 개선, 경제 복원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韓 국가경쟁력 27위로↑… 노동시장 순위는 53위로↓
입력 2018-05-24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