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의 아베… 사학스캔들 다른 문서 등장

입력 2018-05-25 05:02
사진=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모리토모학원 사학스캔들의 연루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재무성 문서 공개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 최근 아베 총리 자신이 또 다른 사학스캔들인 가케학원과 깊이 관련돼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에히메현 문서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재무성이 전날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매각 협상 기록을 담은 957쪽의 문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문서에는 아키에 여사가 매각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여러 군데 담겼다.

예를 들어 총리관저에서 아키에 여사 담당공무원이 학교 인허가 및 국유지 매각 우대와 관련해 집요하게 물어왔으며, 재무성이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답한 내용이 나온다. 재무성은 모리토모학원이 짓는 소학교 이름이 ‘아베신조기념 소학교’라는 것을 2014년 1월에 이미 파악했으며 이후 이름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학원 측과 의견을 나눴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은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감정가 9억3400만엔(약 91억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400만엔(약 13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국유지 매각과 관련해 담당 부처인 재무성이 스캔들을 감추려고 문서를 조작한 일이 드러나 파문이 더 커졌다.

이번 문서는 재무성 이재국장이던 사가와 노부히사 전 국세청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관련 문서를 폐기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 재무성은 최근 이재국 직원의 개인 컴퓨터에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에 제출했는데, 스캔들이 터진 이후 상부로부터 폐기 지시가 있었다는 것도 새롭게 드러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