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5명 수색 내달 재개… 이달 내 철제빔 제거

입력 2018-05-25 05:05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24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의 선체 내부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세월호 3층 중앙로비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선체 내부가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24일 오전 10시. 전남 목포신항 앞에 바로 세워진 세월호 선미 앞에 작업복과 헬멧을 착용하고 모인 취재진 20여명은 긴장된 표정으로 세월호 조사관 10여명을 따라 선체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상처로 긁힌 선체 내부가 검붉은 녹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처참한 내부 모습은 희생자들의 아픔이 그대로 가라앉아 있는 듯했다. 퀴퀴한 냄새가 느껴졌으나 인상을 찌푸릴 수 없었다. 희생자에 대한 숙연함과 미안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문득 2014년 4월 16일 참사 발생 소식을 듣고 팽목항으로 뛰어왔던 순간이 다시 떠올랐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을 안은 채 대형 워킹타워를 타고 화물칸인 D데크로 이동했다. 화물칸에 발을 내딛자 곳곳이 찌그러지고 깨진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벌겋게 녹이 슬어 오랜 기다림과 아픔만이 남아 있는 듯 보였다.

3, 4층 뱃머리 쪽 객실도 벽체 대부분이 침몰과 인양 당시 충격으로 처참히 망가져 있었다. 여객정원과 총 승선원을 알리는 안내판은 오랜 구조의 기다림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구조물 일부는 엿가락처럼 휘어 있었고 객실 바닥은 움푹 들어가고 패어 있었다. 선조위 조사관은 객실 협착 부위를 가리키며 “직립 이후 이 안쪽 구역에서 단원고 학생의 교복 등 유류품이 다수 발견됐다”며 “협착부를 절단해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손전등으로 객실 왼쪽을 비추며 “이곳이 남학생들이 있던 곳”이라고 했다.

3층 중앙로비와 주방에도 구조물이 부서지거나 찢겨 있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전기시설이 많았던 탓에 각종 전선이 뒤엉켜 있었다. 화물칸 바닥과 천장 쪽에 설치된 고박장치는 할 일을 잊은 채 짙게 녹이 슨 쇳덩어리로만 보였다.

선수와 선미도 바닷속에 오랫동안 잠겨 있다 나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선수에 설치된 좌·우현 앵커(닻) 줄은 끊겨 있었고, 선미에 설치된 CCTV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워킹타워를 타고 다시 내려오자 작업자들은 여전히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안전을 고려해 이날 선체 가장 아래쪽인 E데크 내 기관실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수부와 세월호 선조위는 이달까지 철제빔 제거를 끝내고 다음 달부터 남은 미수습자 5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갈 예정이다. 약 3주간 수색 진입로 시공, 조명 설치, 작업구 천공 등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한 준비작업을 한 뒤 8월 초까지 정밀 수색을 이어간다. 세월호가 옆으로 누워 있었을 때 작업자 안전 문제로 제대로 수색하지 못한 구역을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진다. 아울러 기존 미수색 구역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침몰 원인도 규명해 나갈 방침이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