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유롭기 위해선 왜 존재하는지를 알아야”

입력 2018-05-25 00:01
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 오스 기니스 박사(연단 가운데)가 23일 저녁 고려대에서 열린 ‘베리타스 포럼’에서 ‘포스트 진리 시대에서의 진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왼쪽은 국내 처음으로 베리타스 포럼을 준비한 조영헌 고려대 교수.강민석 선임기자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학생입니다. 하나님은 제 삶의 목표와 이유를 이미 정하셨나요?”(20대 여대생)

“성경적 관점에서 당신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 존재이고 하나님은 당신을 부르셨습니다. 복음서를 읽으면 예수가 어떤 분이고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죠. 힌두교 불교 무신론 등과 비교해 보면 더욱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오스 기니스)

23일 저녁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과학도서관 대강당에서 ‘베리타스 포럼(Veritas Forum)’이 열렸다. 세계적인 기독 지성운동으로 자리 잡은 베리타스 포럼이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자리였다.

베리타스 포럼은 진리, 과학, 윤리, 기독교세계관, 대중문화 등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국제 포럼이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시작된 이래 북미와 유럽 대학 200여곳에서 2000차례 이상 진행됐다.

‘포스트 진리 시대에서의 진리’를 주제로 진행된 한국 행사엔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200여명은 외부에서 온 직장인 대학생 성도 등이었다. 포럼 주 강사는 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이자 사회학자인 오스 기니스(74) 박사.

그는 진리가 없으면 자유도 누릴 수 없음을 강조했다. 기니스 박사는 “우리가 자유롭기 위해선 우리가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진리에 의거해 살 때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철학 사회학 과학기술 등에 의해 진리에 대한 도전이 더 커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성경을 읽으며 예수님이 진리에 대해 한 말씀을 확인하자. 진리를 아는 데만 머물지 말고 진리를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및 소그룹토론 시간엔 학생들의 고민과 질문이 쏟아졌다. 절대 진리를 대하는 자세와 진리의 필요성, 이념 사이에서 기독교인이 취해야 할 태도 등 질문 분야는 다양했다.

이 같은 질문에 기니스 박사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계시를 해주시기 때문에 그 계시를 통해 진리를 알게 된다”며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진리를 말할 땐 겸손해야 하며 ‘나만 맞고 너는 틀리다’는 식의 우월적 태도는 성경적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진리를 강요할 게 아니라 그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왜 그런 생각을 갖고 사는지 알 필요가 있다”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성도 강조했다.

부산에서 온 이용현(23·한국해양대)씨는 “최근 신앙을 갖기 시작하면서 진리에 대해 고민했는데 강연을 통해 삶을 되짚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최락헌(20·고려대)씨는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진리에 접근해야 하는지 방법을 조금이나마 찾은 것 같다”고 했다.

포럼을 준비한 ‘베리타스 포럼 고려대 준비위원회’ 대표 조영헌 교수는 “많은 학생이 일반 대학에서 베리타스 포럼이라는 포맷으로 기독교의 사유 방식 등에 대해 합리적이고 지성적으로 이야기하는 장을 원했던 것 같다”면서 “그동안 교회나 선교단체 등에서도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한 부분에 대해 필요가 채워지니 만족스러워했다”고 평가했다.

김아영 황윤태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