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광진구와 최저 양천구 농도 차이 44㎍으로 나타나
건물 높이·강수도 농도에 영향… 세분화된 미세먼지 대책 절실
분 단위로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서울 내에서도 자치구별로 미세먼지 농도 차가 60% 이상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측정 높이와 강수 여부도 미세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고려해 구역과 환경에 따라 세분화된 미세먼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2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 2개월간 자사의 공기질 관측망과 ‘에어맵 플랫폼’으로 수집한 미세먼지 데이터를 발표했다. 에어맵 플랫폼은 분 단위로 공기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온도, 습도, 소음을 측정한다.
KT가 서울시에 구축한 512개 장비로 지난달 6일 측정한 결과 25개 자치구별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 차이는 ㎥당 최대 44㎍으로 집계됐다. 최고치는 광진구가 113㎍으로, 최저치인 양천구 69㎍보다 64%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는 같은 구나 동에서도 지형과 위치에 따라 최대 47㎍까지 차이가 났다.
건물 높이도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쳤다. KT가 종로구 광화문지사에서 측정한 결과 1층은 평균 52㎍, 4층 이상은 40∼42㎍으로 10㎍ 정도 차이가 났다. 지방자치단체의 미세먼지 측정소 높이가 제각각이고, 일부는 지나치게 높은 위치에 설치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강수량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 감소폭도 수치로 확인됐다. 5㎜ 이상의 강수량으로 비가 내렸을 때 미세먼지 농도가 줄기 시작해 10㎜의 비가 내린 경우 미세먼지 농도는 7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인공강우기와 스프링클러로 150ℓ 이상 인공비를 뿌린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47% 줄었다.
이번 조사에 활용된 에어맵 플랫폼은 KT가 지난해 9월부터 10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에어맵 코리아’ 프로젝트의 하나다. 에어맵 코리아 프로젝트는 IoT 솔루션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뒤 정부의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KT는 자사의 통신주, 기지국, 공중전화박스를 활용해 서울 및 6대 광역시 1500곳에 공기질 관측망을 구축했다. 이는 인구를 기준으로 전 국민의 5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KT는 정부와 협의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미세먼지 포털’을 올 4분기 선보일 계획이다. 이 앱은 정부의 미세먼지 관측망 데이터와 KT의 미세먼지 측정값을 융합해 보다 정교한 공기질 데이터를 제공한다.
KT 플랫폼사업기획실 김형욱 실장은 “우리 플랫폼에 공공기관 관측망이 합쳐지면 굉장히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오고 정책에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연구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1분마다 재보니… 미세먼지, 서울 內서도 최대 64% 차이
입력 2018-05-25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