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에 對北 적대 정책 철회 주문… 고노 “美·日 역할분담 깊이있게 논의”

입력 2018-05-24 20:32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중국과 일본 외무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지휘하는 폼페이오 장관을 앞다퉈 만나 의견을 조율했다. AP신화뉴시스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외무장관은 미국으로 달려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달 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목표 달성에 있어 적절한 시기에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 실현과 함께 장기적, 효과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적대 정책의 철회와 평화체제 구축 노력을 병행하도록 미국에 주문한 것이다.

왕 위원은 “나는 미국 친구들에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때는 지금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때는 지금이다. 역사를 만들기를 원한다면 때는 지금이다’라고 말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25분간 회담 시간 중 대부분을 북한 문제 논의에 할애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도록 압박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내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미·일 역할 분담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선 “최종적으로는 북·일 양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우선은 북·미 회담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RBC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31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모스크바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가 협의될 가능성도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