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금민철·김민우 ‘돌아온 5선발’… 이대로 활약 쭉~

입력 2018-05-25 05:05 수정 2018-05-25 09:59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부상과 약점을 극복하고 돌아온 5선발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5선발은 다양한 변수에 따라 등판 일정이 들쭉날쭉하다. 하지만 이들이 승리를 따내면 팀은 상승세를 탄다. 왼쪽부터 이용찬(두산 베어스), 금민철(KT 위즈), 김민우(한화 이글스). 뉴시스

우천 취소, 상대팀과의 천적 관계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등판 일정이 들쭉날쭉하다. 에이스만큼의 기대를 못 받지만 승리를 따내면 팀이 상승세를 탄다. 프로야구가 144경기의 장기 시즌으로 돌입한 뒤 한층 역할이 커진 이 존재는 5선발이다. 올 시즌에는 부상과 약점을 극복하고 돌아온 5선발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두산 베어스의 이용찬은 2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으로 팀의 7대 1 완승을 이끌며 시즌 5승을 신고했다. 묵직한 직구에 낙차 큰 포크볼을 곁들여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3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공격적 투구가 돋보였다”며 이용찬을 칭찬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용찬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전부 승리했다. 평균자책점은 1.32다. 옆구리 부상을 치료하고 지난 13일 1군으로 돌아온 이후부터는 단 1점도 실점하지 않은 철벽투를 과시했다. 이용찬은 “매 이닝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던졌다”고 말했다.

‘에이스 같은 5선발’은 KT 위즈에도 있다. KT 좌완 금민철은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이어갔다. 55⅓이닝과 4승은 팀내 선발진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금민철은 직구를 던져도 묘하게 공이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 선수들 틈에서 ‘자연슬라이더’로 불리곤 했다. 이는 가끔 제구를 어렵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금민철은 발상을 전환했다. 지저분한 볼끝에 자신감을 가진 것이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변형 직구’를 잘 구사하는 선수로 금민철을 꼽으며 “커터(컷패스트볼)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한화의 김민우는 어깨 부상을 딛고 돌아와 윤규진이 빠진 한화의 5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3일 1위 팀 두산을 맞아 5이닝 3실점했다. 홈런을 2개 맞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과감히 체인지업을 던지는 모습으로 한층 발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우의 반등은 멋을 포기한 결과이기도 하다. 신인 시절 크고 화려한 폼을 자랑하던 그는 이제 홈플레이트 앞으로 공을 최대한 끌고 나오는 데 집중한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김민우가 2군에서 테이크 백(투구 전 팔을 뒤로 빼는 것) 동작을 줄여 올라왔다”며 “특유의 큰 폼이 작아지고 릴리즈 포인트도 다소 낮아졌지만 공을 앞에서 때리며 제구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KIA 타이거즈의 5선발 자리는 평균 시속 150.4㎞의 강속구를 앞세운 한승혁이 담당한다. 한승혁은 지난 22일 KT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뒤 “나는 하루살이다. 마지막 선발 등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비장한 소감을 남겼다. 시즌 내내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5선발의 고충을 드러낸 말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