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시’ 이승우, 월드컵 ‘막내 활약’ 계보 이을까

입력 2018-05-25 05:00
한국 축구대표팀 막내인 ‘코리안 메시’ 이승우가 역대 월드컵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대표팀 막내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우의 장기는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이천수(은퇴)는 각각 대표팀 막내 시절인 1998 프랑스월드컵과 2002 한·일월드컵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뉴시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끼 강점
첫 상대 스웨덴전 출전 가능성
제2 이동국·이천수 역할할 수도


‘코리안 메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는 역대 월드컵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한국 축구 대표팀의 막내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이승우는 러시아월드컵을 준비 중인 ‘신태용호’의 막내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활약했지만 성인 대표팀 경력 없이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축구팬들은 이승우가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제2의 이동국이나 이천수를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 때문이다.

이동국(전북 현대)은 1998 프랑스월드컵 때 대표팀 막내로 뛰었다. 역대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최연소 나이(만19세2개월)였다. 당시 이동국은 네덜란드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을 선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무력한 대표팀 경기력에 실망한 축구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통쾌한 슈팅이었다. 결과는 0대 5 참패로 끝났지만 이동국 이름 세글자는 팬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됐다.

4강 신화를 쓴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막내 이천수(은퇴)의 활약이 돋보였다. 21세의 이천수는 선배들과 합심해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당시 이천수는 ‘악동’으로 불렸는데 상대 수비수와 신경전은 물론, 안정환과 함께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오노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당시 4강 독일전에서 이천수가 상대 골대 가장자리를 노리고 때린 논스톱 슈팅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대 골키퍼 올리버 칸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내긴 했지만 이 슛은 향후 한국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서의 모습을 예감케했다.

이승우는 170㎝ 60㎏의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가 일품이다. 지난해 U-20 월드컵 때 검붉은 와인빛 염색 머리를 하고 화끈한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충만한 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승우의 최종 발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태용호는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낙마로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 러시아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의 건장한 수비 진영을 휘저을 날쌘돌이로 낙점되는 분위기다.

이승우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려는 듯 최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표팀 훈련에서 선배들의 공을 한 번이라도 더 뺏으려고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표팀 프로필 촬영 때 흥겨운 힙합 음악을 틀며 분위기를 띄우는 등 대표팀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24일 “이승우의 톡톡 튀는 성격이 적절하게 대표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팀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의 한 임원은 “이승우를 보면 마치 2002년의 이천수를 보는 것 같다”며 “이승우가 선배들과 어울려 그라운드 안팎에서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