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상태’ 농촌교회 사모에 뜨거운 온정

입력 2018-05-25 00:00 수정 2018-05-25 10:12
조한우 칠정교회 목사(오른쪽)가 23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열린 ‘제210회 농어민을 위한 기도모임’에서 소구영 한국농선회장으로부터 모금 증서를 받고 있다. 한국농선회 제공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귀한 마음을 모으게 하셨습니다. 아내도 곧 깨어나 이 기적을 찬양할 겁니다.”

경남 산청군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온 조한우(칠정교회) 목사의 설교엔 지난 70여일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한 감사와 감격이 녹아 있었다. 조 목사는 23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에서 열린 ‘제210회 농어민을 위한 기도모임’ 설교자로 강단에 섰다. 한 달 전 그의 아내 이애성 사모를 위한 기도가 울려 퍼졌던 곳이다.

조 목사와 함께 16년째 농어촌교회에서 동역해 온 이씨는 지난 3월 12일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국민일보 4월 25일자 27면 참조).

조 목사는 “평소 성도들에게 건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하나님이 붙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해 왔는데 막상 아내가 쓰러지고 나니 막막함이 앞섰다”면서 “국민일보를 통해 소식이 알려진 뒤 기적처럼 도움의 손길이 모아지는 걸 보고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재확인했다”고 고백했다.

국민일보 보도 이후 ㈔한국농선회(회장 소구영 목사) 후원모금 계좌엔 하루 만에 1000만원 넘게 후원금이 들어왔다. 1개월여 동안 모인 금액은 3051만1000원. 한국농선회 사무총장 김기중 목사는 “후원에 동참해 준 이들 대다수가 5만원 이하의 소액 후원자였다”고 말했다.



한국농선회는 지난달 말 조 목사를 찾아 긴급 상환에 필요한 1000여만원을 전하고 나머지 후원금 전액을 이날 예배 후 모금증서와 함께 전달했다. 소구영 목사는 “열정을 품고 사역해 온 칠정교회가 앞으로 더 크게 쓰임받을 수 있게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뇌출혈 이후 두 달 넘도록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조 목사가 보여준 스마트폰 영상에선 이씨가 남편의 목소리에 이따금씩 반응을 보이며 희망을 갖게 했다.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