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조상우(24)와 포수 박동원(28)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두 선수에게 참가활동정지(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1000만 관중에 도전하던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분석이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두 선수를 준강간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인천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의 친구라고 신분을 밝힌 신고자는 이날 오전 5시21분 경찰에 신고하며 “친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은 사건 접수를 파악한 직후 조상우와 박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KBO도 야구규약에 의거해 둘을 참가활동정지 조치했다. 이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프로야구 선수로서 훈련 경기에 참가할 수 없고 보수도 받지 못한다. 사법기관의 처리 결과에 따라 KBO 차원에서의 추가 심의가 있을 예정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과 고형욱 단장은 이날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 덕아웃에서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장 감독은 “현장 책임자로 관리에 소홀했다”며 “진심으로 팬들께 죄송하고, KBO 리그 전체에 누를 끼친 점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자체 조사 결과) 선수들의 어떤 억울함도 좀 있는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핵심 전력이 이탈한 넥센은 중위권 싸움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조상우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마무리로서 1승2패9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 중이었다. 박동원은 팀의 주전 포수로서 39경기에 출장해 0.248의 타율에 6홈런을 쳤다.
조상우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중간계투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대표팀 승선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의 넥센은 이날 SK에 2대 13으로 완패했다. SK의 한동민에게만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1경기 4홈런은 KBO 역사상 5번째인 대기록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23일 프로야구 전적>
△넥센 2-13 SK △KT 9-8 KIA △NC 2-12 LG △롯데 4-6 삼성 △두산 3-5 한화
넥센 선수 ‘성폭행’… ‘1000만 관중’ 도전에 찬물
입력 2018-05-24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