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출생아 9만명선 무너졌다

입력 2018-05-24 05:05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9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명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23일 3월 인구동향을 발표하며 1분기 출생아 수가 8만9600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100명(9.2%) 감소한 것으로, 1분기 출생아 수가 8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1.07명으로 0.10명 감소했다. 3월 출생아 수 역시 3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3200명(9.6%) 줄었다. 3월 기준 역대 최저수치로 월 기준 최소기록은 2015년 12월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구조 변화다. 출산율이 가장 높은 30∼34세 여성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출생아 수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준으로 30∼34세 여성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다. 특히 33세 여성인구는 11.6% 줄었다.

다만 급격한 감소세는 인구구조 변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통계청은 혼인시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출산시기도 늦어지는 생애주기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출산시기가 늦어지면서 둘째 또는 셋째 아이를 낳는 가구가 줄게 되고 덩달아 출생아 수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출생아수 구성비를 보면 셋째 아이 이상 비중은 4.8%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9∼10%를 차지하던 데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는 이런 지적에 따라 기존 저출산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통계청으로부터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저출산 상황이 지속될 경우의 향후 인구추계 시나리오를 보고받기도 했다. 저출산위원회는 이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혼인을 미루게 만드는 일자리 문제, 부동산 문제 관련 정책들을 다시 검토하고, 출산지연 사유가 되는 여성 경력단절, 육아휴직 관련 정책들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