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 양육·사역 시스템 개발… 한국교회에 신선한 도전

입력 2018-05-23 21:01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가 이 교회 담임목사실에서 스파크 양육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주다산교회 제공
주다산교회 전경. 주다산교회 제공
주다산교회 내부 예배 장면. 주다산교회 제공
교회 성도들이 인근 지역을 찾아 노방전도를 하는 모습. 주다산교회 제공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주다산교회 권순웅(63) 목사는 26년 전 자그만 상가건물 임대교회에서 시작해 지금은 4000여명이 출석하는 중형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다. 그 공로로 제7회 국민미션어워드 '올해의 목회자'로 선정됐다.

권 목사는 세 번이나 교회를 건축·증축해 2200석 예배당을 지었고 '스파크(SPARK)'란 양육 및 사역시스템을 개발해 한국교회에 신선한 도전을 주고 있다. 교회 성장과 선교를 위한 전략개발에 앞장서며, 특히 셀(cell) 조직을 통한 공동체 부흥을 강조해 왔다. 그를 지난 18일 주다산교회 담임목사실에서 만났다.

-교회가 활기차고 젊다는 느낌이다. 스파크 목회로 유명한데 뜻이 궁금하다.

“오랜 기간 제자훈련과 성령운동이 어우러진 목회를 펼쳐 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현실목회에서 뭔가가 부족했다. 그래서 연구 끝에 열정개혁주의에 근거한 스파크 사역시스템이라는 양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스파크는 성경(Scripture) 기도(Prayer) 전도(Action) 부흥(Revival) 하나님나라(Kingdom of God)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 다섯 가지가 통합적으로 어우러진 소그룹 셀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침체된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열정이며 여기에 하나님의 스파크(불꽃)가 일어나게 하자는 뜻이다.”

-스파크가 만들어진 계기와 발전과정을 설명해 달라.

“목회 초기 긍휼사역 위주로 활동했고 이어 제자훈련을 시도했는데 신자들의 반응이 크지 않았다. 공부로만 접근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결국 성도의 만남과 교제, 뜨거운 기도를 통한 성령의 역사와 회복을 우선순위에 두게 됐다. 치유와 복음의 확신, 성령의 체험과 실천적 전도 순으로 만들어진 이 시스템을 소그룹인 셀(가족셀 사랑셀 축복셀 문화셀)에 적용한 것이다. 결국 신앙은 인간적인 힘보다 성령의 도우심이 우선임을 확신한다. 심령의 회복, 성령의 은혜를 체험하게 한 다음에 공부했다. 그러자 양육이 즐거워지고 신자들의 복음열정도 커졌다.”

-주다산교회는 스파크 사역을 어떻게 적용하나.

“대공동체 사역과 신년금식집회, 소그룹 리더십 개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치유축제 새벽기도 블레싱데이도 마련했다. 학교와 교회, 가정을 세우는 트로이카운동도 펼친다. 성탄절 즈음엔 경배와 나눔운동을 실시하고 주일 오후엔 온 가족 찬양예배를 드린다.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등 쉴 새 없이 교회 행사와 소그룹 사역이 이어지지만 반드시 예배와 모임에 목적의식을 부여한다. 전도 방법도 ‘축복셀’이란 이름으로 관계전도를 펼치는데 성도들은 매주 제가 만든 전도지를 가지고 전도 대상자를 찾아간다. 저희는 노방전도를 매우 중요시한다. A4용지 한 장의 칼럼에는 ‘돈도 좋지만 기쁘게 사십시오’ ‘길이 보이지 않아도 기다려 보십시오’ 등의 제목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한다.”

-목사님 목회이력이 독특한데 주의 종으로 헌신하신 계기는.

“미션스쿨인 대구 계성중·고교를 다니며 기독교에 입문했지만 대학에 들어가 신앙을 잃었다. 사회정의와 통일을 부르짖는 운동권 학생이던 저는 경제학을 전공해 졸업 후 국내 대기업에서 7년간 일했다. 마케팅 전문가가 된 것이다. 그러다 30대 초반 성령의 임재하심을 체험하고 부르심에 순종해 신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독실한 신앙을 가진 아내(조심옥 사모)를 만난 영향도 컸다. 총신대학원에서 원우회장을 하며 ‘새로운 불씨운동(NSM)’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신학생이 바로 교회’라고 강조하며 개혁주의 신학, 전략적 문화운동, 성령운동을 펼쳤는데 호응이 컸다. 교수들과 함께 철야기도를 했고 이후 중국 및 북한 선교운동으로 발전됐다.”

-처음엔 ‘새술교회’란 이름으로 개척한 거로 알고 있다.

“1992년 서울 송파구 30평 지하상가에 ‘새 술은 새 부대에’란 의미의 ‘새술교회’를 개척했다. 세 가정으로 시작한 새술교회는 상가 개척교회로는 성공적으로 성장했다. 2000년 이사야 43장 5절 말씀을 붙잡고 경기도 화성 동탄으로 사역지를 과감히 옮겼다. 땅은 간신히 장만했는데 지을 예산이 없어 천막교회를 시작했다. ‘하나님이 많이 낳아주신다’는 뜻의 주다산(主多産)으로 교회 이름을 바꿨다. 천막교회 80명 성도가 현재 출석 4000여명으로 부흥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지만, 성도들의 열정을 끌어낸 영성전략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부흥전략은 리서치와 전도방법, 성도를 위한 양육, 그리고 전도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서 나온다.”

-스파크 목회 시스템 중 주님의 리더십을 많이 강조하는데 그 핵심은.

“주님의 리더십은 왕과 성육신 선지자 보혜사 제사장적 리더십 5가지 형태로 나타나 성도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리더십과 삼위 하나님의 관계 리더십, 말씀 중심 리더십, 성령충만 리더십, 축복전도의 리더십과 차례로 연결된다. 저는 항상 ‘열정 개혁주의’를 부르짖어 왔다. 성령에 민감한 열정적 개혁주의는 역사적 개혁주의 위에 공동체의 의를 강조하고 하나님의 임재와 통합적 영성을 추구하는 신앙이다.”

-목회 중 하나님의 임재를 자주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나님께서 열정과 지혜를 주셨기에 지치지 않고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다. 지금도 지하 임대교회와 천막교회 시절의 영성을 잊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영혼 구원을 위해 전도할 때, 의에 주리며 목마른 마음으로 공동체 의를 추구해 나갈 때, 통합적 영성을 추구할 때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게 된다. 저의 목회와 스파크 시스템의 모든 내용이 제가 쓴 저서 ‘예수 스파크 셀 리더십이야기’(도서출판 소망)에 자세히 기술돼 있다. 책 집필에 권지현 목사님이 큰 도움을 주셨고 교재는 공동으로 집필했다.”

-신학자들이 목사님의 스파크 사역을 분석해 높이 평가한다.

“심창섭 전 총신대 대학원장이 스파크는 목회 이론과 실제가 접목된 산물로 목회의 절대적 주권이 하나님의 리더십에 있다는 걸 강조하는 선교전략이며, 건강한 목회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추천해 줬다. 김길성 전 총신대학원 부총장도 이 교재들이 역사적 개혁주의 관점에서 성도들을 효과적으로 훈련하고 기본적인 신학과 다양한 영성개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평가해 줬다. 김창훈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스파크 양육교재를 감수하고 개혁주의 측면에서 성공적인 실천 사례로 강력히 추천했다.”

-현재 예장합동 총회 서기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통일과 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목회자가 되고 보니 총회 정치가 바르게 서야 하고, 이것이 목회자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총회 임원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임원들과 유럽 성지순례를 하며 독일 베를린에 들렀는데 냉전기 동·서독이 교회의 도움으로 통일을 이뤘음을 알게 됐다. 현장에서 성육신을 기본이념으로 한 선언문을 만들어 발표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계속 호전되면 임원들과 협의해 북한선교에 더 관심을 쏟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역점을 둘 목회방향이 있다면.

“제 목회의 목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총으로 건강한 교인을 세우는 것이다. 신자들은 단지 주일예배만 드리고 돌아가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돼선 안 된다. 전도자로 나서야 하며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야 한다. 신앙인의 인생에서 영혼구원이야말로 가장 값진 투자이자 생명을 살리는 너무나 멋진 일이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이제 다음세대를 살리는 교육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교회와 학교, 가정이 함께 가야 한다. 통합적 사고로 개인의 신앙성장은 물론 자질 개발을 위해 유대식 교육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바른 신학 위에 영성과 전략을 개발하는 일에 더 몰두하고자 한다.”

화성=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