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29일 임기 끝나 대통령에게 '서면 요청' 촉박 종료 전 국무회의 의결 통해 바로 특검임명 요청해야 가능
‘드루킹 특검법’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특검이 언제 수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뜻밖의 변수가 많다. ‘특검법안 통과=특검 수사 시작’이 아닌 셈이다.
드루킹 특검법은 국회의장이 법 시행일로부터 3일 이내에 특검 임명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장의 ‘서면 요청’이 특검의 첫 단추인 셈이다. 하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는 29일 종료된다. 여야는 아직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일부터는 국회의장이 공석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드루킹 특검법을 공포하더라도 국회의장이 공석이면 특검 임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절차상 대통령은 국회의장의 서면 요청을 받아야 특검 후보자를 야당으로부터 추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 이송된 드루킹 특검법에는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황에 대한 규정이 없어 향후 법적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크다. 국회의 특검 임명 요청이라는 첫 단추부터 꼬여버리는 것이다.
순조로운 특검 출발을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정부가 정 의장 임기가 종료되는 29일 전에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을 의결해 공포하고, 정 의장이 이날 바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일단 다음 국무회의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국무회의는 통상 매주 화요일 열린다. 지난 21일 정부에 이송된 드루킹 특검법이 관련 절차를 무난히 거치면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의 법안 검토 과정에서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국무회의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무회의 안건은 보통 하루 전날 확정된다고 한다. 정부가 29일까지 드루킹 특검법을 공포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책은 없다.
정부가 29일 드루킹 특검법을 공포하더라도 정 의장이 ‘3일 이내’ 규정 등을 이유로 공포 당일 특검 임명을 요청하지 않아도 문제다. 야당으로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정 의장의 임기 마지막 날인 29일 정부가 특검법을 공포하면 정 의장은 바로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요청할 것”이라며 “별다른 정치적 고려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여야는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 임기 만료 5일 전인 24일에 국회의장을 선출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장 선출을 지방선거 이후로 늦추려고 한다.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12곳의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1당 지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는 민주당 118석, 한국당 113석으로 5석 차이에 불과하다.
정부는 드루킹 특검법과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21일 저녁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안만 의결했다. 법률공포안의 경우 법제처장이 소관 부처의 의견을 듣는 등 관련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날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최순실 특검법도 국회를 통과하고 5일 만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한국당은 정부가 꼼수를 부린다며 즉각 반발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국회의 합의 정신과 국민적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특검 임명을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 훼방을 놓으려는 비겁하고 구차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김판 김성훈 기자 pa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국회 문턱은 넘었지만… 드루킹 특검, 임명부터 난항
입력 2018-05-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