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총리 후보에 법학자 콘테… 극우·포퓰리즘당 연정 지휘

입력 2018-05-23 05:00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동맹이 연립정부 구성을 거의 마무리한 가운데 연정을 이끌 총리 후보로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법학자 겸 변호사 주세페 콘테(54·사진) 피렌체 대학 교수가 추천됐다.

영국 B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가 이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콘테 교수를 총리 후보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관료주의 혁신을 주장해온 콘테 교수는 오성운동 당원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예일대, 프랑스 소르본대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ANSA통신은 디 마이오 대표가 선거운동 당시 콘테 교수를 개인 변호사로 고용해 공약을 만들도록 했다고 전했다. 콘테 교수는 현재 로마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피렌체대학과 로마 루이스대학에서 법학 강의를 하고 있다. 피렌체대학 관계자는 “콘테 교수가 학계에서 신임을 얻어 10년 전에 이미 종신재직권을 보장받았으며 친근하고 너그러운 성격을 가졌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콘테 교수는 학계에선 명성이 있지만 이탈리아 정치권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사”라며 “지난 3월 총선에서 디 마이오 대표가 그를 총리 후보로 언급했을 때 처음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디 마이오 대표는 콘테 교수에 대해 “자수성가한 자랑스러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오성운동은 당초 디 마이오 대표를 총리 후보로 올리려고 했으나 오성운동이 권력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우려한 마테오 살비니 극우동맹 대표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콘테 교수를 절충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치학자인 지오반니 오르시나 로마 루이스대 교수는 콘테 교수가 새 총리 후보로 지목된 것에 대해 “강한 성격의 두 당 대표가 서로를 거부하는 아주 묘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며 “배심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는 예상치 못한 평결과 같다”고 분석했다.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최종적으로 타결된 두 정당의 국정 운영안과 총리 후보, 내각 명단을 공식적으로 보고하고 대통령의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콘테 교수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후 국회의 신임투표를 통과해야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