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부담됐나… 드루킹, 3번째 변호사도 사임

입력 2018-05-23 05:05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의 세 번째 변호사가 특검을 앞두고 사임했다. 드루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서유기’ 박모(30·구속 기소)씨 변호사 역시 재판이 시작되면서 사임계를 제출했다. 포털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선임된 변호사가 모두 사임해 김씨 측 법률 대응은 다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법무 스태프이던 윤평 변호사가 총괄하는 모양새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김씨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화담의 오정국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오 변호사는 지난 주말 김씨 측에 사임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공판이 길어지고 수사가 특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기주장이 강한 김씨 성격 탓에 변론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오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씨 사건을 맡은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그 외 맡은 사건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쏟아지는 기자들의 취재 요청도 (대응하기) 힘들었다”고 그만둔 이유를 밝혔다.

서유기 박씨 변호인 주성태 변호사도 박씨가 지난 15일 기소되자 사임했다. 주 변호사는 박씨 기소 단계까지만 수임 계약이 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재판에서도 계속 변호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으나 주 변호사는 “맡고 있는 다른 사건을 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박씨 변호 역시 애초 오 변호사가 맡았으나 일이 가중되자 오 변호사가 김씨 측에 추가 변호사 선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사임으로 김씨 측 변호인석은 공석이 됐다. 오 변호사가 김씨뿐 아니라 함께 기소된 우모(32·구속)씨와 양모(34·구속)씨, 박씨까지 변호를 맡고 있었던 터라 한순간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현재 김씨 측 법률 대응은 윤 변호사와 장심건 변호사가 맡고 있다. 이들은 포털 댓글 조작 사건 초기 김씨 측 변호를 맡았으나 경공모 회원임이 드러나자 곧바로 사임했다. 그러나 이들은 김씨의 아내 성폭행 혐의 사건에는 여전히 변호사로 이름이 올라 있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