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곧 마무리… 국내 증시 3분기부터 강세 예상”

입력 2018-05-22 05:02

원·달러 환율 1080원선 껑충…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伊 정치 불안이 상승 부추겨
북·미 정상회담에 따라 원화 강세 압력 받을 수도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뛰고 있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 투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강(强)달러’가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북·미 정상회담에 따라 원화는 다시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증시도 다시 탄력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원·달러 환율은 7.8원 오른 108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일 1056.6원과 비교해 2.7%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달러화 강세와 무관하지 않다.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지난 18일 93.64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2월의 최저점(88.59포인트)과 견줘 약 6% 뛰었다.

달러화 강세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이 부추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합정당과 유럽연합(EU) 간 갈등 가능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부채질할 수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조2000억여원을 순매도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신흥국 위기 징후는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지만 달러 강세의 우려감이 한국 시장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달러가 계속되지 않는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유럽의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아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선임연구위원은 “유로화 가치가 반등한다면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가 미국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은 “달러화가 강세로 가면 미국의 환율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문재인정부의 외환정책이 인위적인 시장 개입보다 거시 여건을 통화가치에 반영시키고 있어 향후 원화는 절상 압력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나오면 원화 강세, 코스피지수 상승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환율이 1050∼1080원선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 국내 증시의 강세장을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 경제의 경기 둔화 논란 등으로 원화가 연말까지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도 부담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이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