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몰카’ 수사, 2차 가해 워마드 겨냥

입력 2018-05-21 22:43
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모델 안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 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홍익대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몰래 찍어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안모(25)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된 안씨를 지난 18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안씨는 이달 초 홍익대 회화과 인체 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서 남성모델 A씨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모델들이 함께 쓰는 휴게 공간 이용문제를 두고 A씨와 다툰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안씨는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한 뒤 한강에 던졌다. 경찰에는 “휴대전화 2대 중 1대를 분실했다”며 다른 휴대전화만 제출했다. 이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안씨가 워마드 관리자에게 메일을 보내 “로그기록 등 활동내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린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서부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이 유포되고 2차 가해가 발생한 워마드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워마드 운영진의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미국 구글 본사에 관련 정보 확인을 요청했다. 워마드 운영진은 ‘활동기록을 지워 달라’는 안씨의 이메일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피해 남성모델 A씨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댓글을 다는 등 2차 가해에 동조한 혐의(모욕)로 워마드 회원 2명도 추적하고 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