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은행 점포가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이 점포들은 급증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겨냥한다. 송금 서비스를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지난 20일 경기도에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점포를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새 영업점포의 개소식을 휴일인 일요일에 하기는 이례적이다. 이 점포는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특화점포’다.
우리은행은 경기도 평택시에 ‘평택 외국인일요송금센터’를 열었다. 평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매주 일요일에 문을 열고 평일에는 은행점포를 들를 수 없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송금, 계좌 및 카드개설, 입출금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의 은행업무를 돕기 위해 중국인 직원과 베트남어·러시아어 통역도우미도 근무한다.
KB국민은행은 경기도 화성에 ‘화성발안 외환센터’를 개설했다. 이곳에선 평일에 현금입출금기(ATM)만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환전, 송금 등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이미 5곳의 외환센터를 갖추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때부터 운영해 온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를 현재 16개까지 확충했다. 신한은행은 일요외환센터에서 금융 서비스와 함께 한국어 교실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일요일 영업점포를 내놓는 건 외국인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226만392명으로 집계됐다. 체류외국인은 2016년 말 204만9441명, 지난해 말 218만498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연간 해외송금 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발맞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뱅킹앱에서 8개 언어(영어, 중국어, 몽골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신한 글로벌 S뱅크’ 앱도 10개국 언어로 환율조회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외국인 위해 일요일만 문 여는 은행 점포
입력 2018-05-21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