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세계 2위 연내 달성 목표

입력 2018-05-21 22:08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올해 글로벌 2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메모리 분야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등극한다는 청사진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6월 14일)와 서울(7월 5일), 일본 도쿄(9월 4일), 독일 뮌헨(10월 18일)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잇따라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7나노(㎚·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중점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들로부터 설계 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해 넘겨주는 사업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시스템 반도체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칩 설계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 업체들이 생산한다.

현재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인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10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며 2위에 오르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7나노 공정이다. 7나노 공정은 반도체 소자에 들어가는 회로 폭을 7㎚까지 줄인 공정이다. 공정의 단위가 미세해질수록 칩의 크기가 줄어 같은 규모의 시설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성능과 전력 효율도 상승한다.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EUV 기술은 원가를 더욱 절감하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EUV 7나노 공정 제품의 시험양산에 돌입한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글로벌 1위 업체 대만의 TSMC는 이미 7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 중이다. 다만 EUV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굴기’를 노리며 삼성전자를 추격 중인 중국과 격차도 더 벌린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EUV 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