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말라, 장례 간소히, 화장하라”… 고인 뜻 따르는 LG

입력 2018-05-21 05: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구본무 LG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례식은 재벌 총수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족은 연명치료 대신 조용한 영면을, 회사장 대신 비공개 3일 가족장을 택했다. 장사방식도 매장보다 화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인의 조화나 조문객도 받지 않기로 했다.

LG그룹은 20일 “구 회장이 연명치료 없이 투병하다 가족들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며 “고인은 ‘여러 사람을 번거롭게 만들기 싫다. 조용하고 간소한 장례를 치러 달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가족은 장례 절차를 외부에 비공개한다. LG그룹 관계자는 “조용한 가족장을 치르기 위해 장사방식, 장지를 알리지 않기로 했다”며 “계열사에도 별도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2008년 화장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 주변 봉안당에 안치된 어머니 하정임 여사를 따라 화장할 가능성이 높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범 LG가 사람들과 외부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인과 인척 관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구 회장의 숙부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 부회장의 고모인 이숙희씨가 부부 관계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조문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존경받는 재계 큰 별이 갑자기 져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