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KR·FE 기간 축소… 전략자산 전개도 최소화
국방개혁안 발표도 늦춰져… 국방부 “UFG 축소 논의 없어”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한 군 내부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가 남북, 북·미 대화의 협상 카드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방력 약화뿐 아니라 한·미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20일 국방개혁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군 실무진 차원에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을 축소해 ‘로 키(Low Key)’로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다 강한 군대는커녕 ‘로 키 군대’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한반도 대화 무드를 감안해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 기간을 일부 축소했으며 훈련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략자산 전개도 최소화했다. 여기에다 UFG까지 축소될 경우 전·후반기 주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모두 축소되는 장면이 연출되는 셈이다.
UFG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양국 군의 대응과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군 도발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의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되는 지휘소연습(CPX)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을 미룬 만큼 UFG 실시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은 2015년 8월 UFG를 앞두고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일으킨 바 있다.
국방개혁 일환으로 추진됐던 공세적 신작전수행개념 마련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공세적 신작전수행개념은 최단 시간,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시키는 전력을 갖춘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3축인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조기 구축하고, 참수부대를 통한 북한 지휘부 타격 등 공격적인 작전 개념을 구축한다는 취지였다.
신작전수행개념 등을 담은 국방개혁안은 당초 4월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6월 중순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논의 과정 등을 감안할 때 공격적인 작전 개념을 그대로 발표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 일각에선 “명확한 작전 개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의 훈련, 교육 프로그램이 혼선을 빚을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군의 전력화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국방부는 UFG 축소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UFG를 축소하기 위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미 군 당국과의 협의를 진행하지도 않았다”며 “비핵화 논의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훈련이나 교육 지침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김학용 “한미훈련 UFG 축소 조짐… ‘로 키 군대’ 우려”
입력 2018-05-21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