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가 들고 있는 지분 18.4%를 놔둔 채 금융그룹으로 먼저 전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과 협의가 끝났다. 당장 하반기부터 금융업계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 새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그룹 간 판도 변화 가능성도 대두된다.
우리은행은 20일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2014년까지 지주사 체제였다가 민영화를 위해 덩치를 줄여야한다는 금융권 압박에 증권 캐피털 부문 등을 떼어 준 아픔이 있다. 이번 발표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와 옛 위상을 회복한다는 권토중래(捲土重來) 선언이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고, 1분기 말 기준 연결 자본 총계가 20조3420억원이었다.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이란 금융지주회사 인가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우리은행이 다음 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 인가신청을 하면 석 달 내 우리금융지주 탄생이 예상된다. 당장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사 인수가 가능해진다. 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20%까지만 다른 회사 지분을 살 수 있었는데, 지주사가 되면 이런 규제가 풀린다. 기존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에 이어 금융부문 M&A의 강력한 매수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매각설이 돌고 있는 삼성 금융계열사 등 대형 매물이 나오게 된다면 우리은행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금융그룹 내 증권사 대 증권사 합병의 경우 구조조정에 따른 노노갈등을 제1 악재로 본다”면서 “우리금융으로서는 피인수회사 인력 보강이 절실해 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우성규 기자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선언… 하반기 대형 M&A 예고?
입력 2018-05-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