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조성되는 평화의 분위기가 통일로 이어지길 소망하면서 세계교회 대표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만난 필립 태니스 세계개혁교회연맹(WCRC)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마음껏 평화를 꿈꿨던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WCRC 실행위원회는 앞서 지난 9일부터 8일간 회무를 마치고 16일 폐막했다. WCRC는 폐막과 함께 ‘실행위원회 선언문’을 발표했다.
1989년 서울 연세대에서 총회를 열었던 WCRC가 우리나라에서 실행위원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침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한반도에 조성된 평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다보니 관심은 시종일관 ‘평화’에 맞춰졌다.
태니스 국장도 이 점을 언급했다. 그는 “실행위원회에서 다룰 안건도 많았지만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온 40여명의 실행위원들은 온통 한반도 평화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12일에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도라산 전망대를 방문해 기도회를 열었는데 저마다 감동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평화에 대한 열망은 ‘실행위원회 선언문’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태니스 국장은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의 상생과 통일을 향한 가능성을 열었고 세계교회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함께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을 만장일치 선언문에 넣었다”고 했다.
이번 회의가 ‘평화 실행위원회’였던 만큼 세계의 다른 분쟁 지역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실행위원들은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발생한 유혈사태를 깊이 안타까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예루살렘에 미국대사관이 설치된 것이 양측의 대화를 막고 폭력을 증폭시키며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살상은 갈등 상황에서 한쪽 편만 일방적으로 지지했을 때 벌어지는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실행위원들은 중동의 평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태니스 국장은 또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발생한 교회를 대상으로 한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테러를 당한 교회 중 WCRC 회원교단인 인도네시아 게레자 크리스텐 교단(GKI) 소속 디포네고로교회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GKI 교단은 인도네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교단이며 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은 전통적 교회이다.
그는 “모든 피해자에게 조의를 표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과 테러리즘을 비난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하면서 “한국교회가 고통당하는 세계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세계교회, 한반도 평화 위해 한마음 모아”
입력 2018-05-2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