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멕시코 꺾을 가능성 있다”

입력 2018-05-19 05:05

멕시코, 주요 선수들 잇달아 부상
한국, 부담감 적고 손흥민 등 건재


“멕시코가 독일과의 첫 경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한국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미국의 축구 전문매체 ‘디 에이틴’은 18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FIFA 랭킹 61위)이 멕시코(15위)를 꺾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예상을 깨고 약팀이 강팀을 이길 ‘업셋’ 가능성을 각 조마다 따져본 결과였다. 멕시코는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전에서 독일에게 1대 4로 대패했다. 첫 경기에서의 설욕에 집중할 것이고, 약팀인 한국에의 대비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이 매체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소개하며 “한국은 결코 게으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태극전사’들은 업셋이 생소하지 않다”며 “이탈리아에 이은 다음 희생양이 멕시코가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강호 이탈리아를 꺾은 전례를 언급한 것이다.

물론 이는 냉정하게 경기력을 비교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변 가능성만 들여다본 결과다. 하지만 멕시코와 한번 해 볼 만하다는 분위기는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SPN의 유명 축구칼럼니스트인 존 듀어든도 “약체로 평가받는 한국은 부담감이 덜할 것이고, 멕시코를 이길 것이라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선수단의 잇단 부상 소식은 언더독의 반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3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은 팀의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는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다 지난 17일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과르다도는 “10∼12일 이내에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고 인터뷰를 했지만 이달 말 시작되는 웨일즈·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팀 동료들과 손발을 못 맞출 확률이 높다.

미드필더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도 왼쪽 종아리 문제로 멕시코 코칭스태프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 2주간 결장이 불가피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모레노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앞서서는 수비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은 디에고 레예스(포르투)의 허벅지 근육이 찢어졌다.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과 멕시코를 중점적으로 파악 중이다”고 밝혀 왔다. 첫 경기에서 맞붙는 스웨덴은 수비진의 높이가 좋지만 떨어진 공에 대한 해결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 같은 4-4-2 포메이션을 쓰는데 스웨덴 역시 부상 선수들이 많다.

멕시코 상대 승리 관측까지 나왔지만 국민적 기대는 여느 때보다 낮다. 한국갤럽이 이날까지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최종 성적 전망을 조사한 결과 37%가 16강 진출을 예상했다. 이는 역대 월드컵 사전 조사 사례들 가운데 가장 낮은 기대치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