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주요 지휘관들이 17일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 변화에 따른 장병 정신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그동안 장병 정신교육은 북한 위협에 대비해 안보의식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왔는데,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따른 보완 대책이 논의된 것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4시간 동안 주요 지휘관 간담회를 하고 변화된 안보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합참 주요 장성과 국방부 국장급 이상, 육군 군단장 이상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일부 지휘관은 “앞으로 시대 변화에 맞는 정신교육 콘텐츠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정신교육 방향을 불특정 위협이나 포괄적 안보 위협에 대비한 개념으로 서서히 바꿔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북한군 위협이 분명하던 시기와 남북 대화 국면에서의 작전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반면 “군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지휘관은 “상대방의 선의에 의존하는 평화가 아니라 ‘힘을 통한 평화’ 측면에서 군의 방향은 다르지 않다”며 군의 철저한 대비태세 유지를 언급했다.
송 장관은 “군단장들은 정무적 판단도 잘 해야 하지만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군 기본 임무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송 장관은 당장 교육이나 훈련 개념이 바뀌지 않으며 예정된 훈련의 경우 흔들림 없이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또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당시 분위기, 만찬장에서 북측 수행원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국방개혁안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건의사항으로는 “국방개혁 등 국방정책에 대한 공유가 더 잘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지휘관들이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으며 계속된 간담회에서 현장 애로사항 등 솔직한 의견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한반도 평화 무드에 장병 정신교육 어떻게 하나”
입력 2018-05-17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