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무 구본무 회장 장남 내달 주총 거쳐 경영 전면에… LG “후계구도 대비 차원”
구 회장 병세 악화로 입원… LG, 이번에도 長子 승계 예고
LG그룹이 오너가(家) 4세인 구광모(40·오른쪽 사진) ㈜LG 상무 시대를 맞는다. 구본무(왼쪽) LG 회장의 아들인 구 상무는 17일 LG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내정됐다.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곧바로 경영 전면에 나설 계획이다. 40세 오너가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을 이끌게 됐다.
LG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구 상무의 이사 선임을 안건에 붙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LG는 “후계구도를 사전에 명확하게 하고 대비하는 일환”이라며 이사회 결정이 사실상 경영 승계 수순임을 밝혔다.
구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구 회장의 병세가 깊어진 데 따른 것이다. LG는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어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가 이사가 되면 곧바로 그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체계가 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상무가 LG그룹의 새로운 총수가 된다는 뜻이다. 1978년생인 구 상무로의 경영 승계는 LG의 전통적인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것이다. LG는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까지 모두 큰아들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거쳐 구 상무로 경영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빗나갔다. 구 부회장도 조카인 구 상무로의 승계에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이 보좌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유일한 아들로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2004년 양자로 입적됐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과 HA 사업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2015년 LG 상무로 승진했고 올해부터는 B2B 사업본부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LG는 “IT 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고 충분한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며 “동료와 야구 관람도 함께 즐기는 등 소탈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받은 수술의 후유증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40세 구광모 등기이사 내정… LG 4세 승계 급물살
입력 2018-05-18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