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수사 美 뮬러 특검 트럼프 불기소 결정

입력 2018-05-17 19:24
로버트 뮬러 미 특별검사가 지난해 6월21일 미 의회에서 비공개 증언을 마친 뒤 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결정은 법무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6일(현지시간) CNN방송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팀이 자신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측과 공모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트럼프 불기소’ 결정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도록 한 법무부 방침을 수용한 결과다. 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려면 탄핵해야만 한다. 로버트 닉슨 행정부 당시 법무부 내 법률자문단이 세운 이 방침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확인됐으나 법원에서 정당성을 판정받은 적은 없다고 CNN은 설명했다.

줄리아니는 “약간의 논쟁이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법무부 규율을 어길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구두로 인정했다”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보고서 작성이 전부”라고 말했다. 특검은 조사 결과와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하원에 제출할 수 있다. 하원은 보고서를 검토해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CNN은 불기소 결정이 증거 여부와는 무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혐의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줄리아니의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하고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는 미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지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하원 정보위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충돌하는 결론이다. 상원 정보위는 전직 정보책임자들과의 비공개 청문회를 거쳐 16일 이 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상원 정보위 보고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상원 정보위는 앞으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에 대한 더욱 상세한 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