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한 가지 명령어로 여러 가전기기를 움직이는 ‘멀티제어’ 등 개선된 인공지능(AI) 기술들을 선보였다. 구글이 최근 차세대 AI 비서 ‘듀플렉스’를 공개하자 삼성전자도 AI 플랫폼 빅스비의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도 듀플렉스처럼 개인 맞춤형 AI를 개발할 것”이라며 “(다만) 당장은 AI로 삼성 기기를 통제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멀티제어와 일상 언어를 알아듣는 ‘자연어 처리’, 이용자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화자 식별’ 등 빅스비의 개선된 기능들을 시연했다. 이용자가 “나 집에 왔어”라고 말하면 AI가 조명과 에어컨을 켜고 로봇청소기를 충전 거치대로 옮기는 식이다. 구성기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AI는 단순한 음성인식을 넘어서는 기술이 돼야 한다”며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해 원하는 걸 알아채고, 의미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스비가 여러 기술을 흡수하며 구색을 갖추고는 있지만 선도업체인 아마존·구글의 AI 기술보다는 정교함이 떨어진다. 말을 정확히 알아듣는 음성 인식률과 연속 대화·소음 필터 능력 등이 부족하다. 미국 업체들이 이미 상용화한 화자 식별 기능도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만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IT·가전 사업의 필수 기술로 보고 미국 킨진 등 AI 기술 기업을 인수하고 삼성리서치에 AI 센터를 신설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 왔다.
오주환 기자
“귀가” 한마디에… 조명·에어컨 켜지고 청소로봇이 스르르
입력 2018-05-18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