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천하의 인간쓰레기’라고 맹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 보도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태 전 공사를 지칭한 것이다. 그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증언록 ‘3층 서기실의 암호’ 출간 기념 기자회견을 했다. 북한 노동당 국무청사 3층 서기실은 우리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이다.
태 전 공사는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격, 공포정치 일화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2015년 자라 양식공장 현지지도 때 공장 지배인이 ‘자라가 죽었다’고 보고하자 총살했다는 식이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뒤 국내외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비판해왔다. 태 전 공사 망명 당시 북한은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격노한 김 위원장이 해외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을 불러들이고, 관계자를 색출하는 등 내부 단속에 열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北, 태영호 겨냥 “천하의 인간쓰레기”
입력 2018-05-16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