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에 1000만명 다녀갔다

입력 2018-05-17 05:05
서울로 7017을 방문한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콘크리트 지반 위에 조성된 화단에서 활짝 피어난 꽃과 식물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길로 꾸민 ‘서울로 7017’이 오는 20일 개장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1000만명이 방문했고, 새와 곤충들이 찾아들어 도심정원의 모습도 제대로 갖춰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오는 18일이나 19일 서울로 방문객이 1000만명을 돌파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년간 주말에는 하루 평균 3만명, 평일에는 하루 평균 2만명이 서울로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로는 차가 다니던 고가도로에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자 사람이 걸어다니는 공중보행길로 바꾼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여기에 풀과 나무, 꽃을 심어 ‘공중정원’의 역할도 하게 했다.

사계절을 보내면서 서울로에는 288종 1만3866그루의 나무와 9만5391본의 꽃, 덩굴식물들이 제 자리를 잡았다. 미니 도시숲이 생기면서 인근 남산에 사는 곤줄박이나 박새가 둥지 재료를 찾아 날아들었고 먹이 열매를 찾으러 직박구리가 찾아오기도 했다. 배추흰나비, 줄점팔랑나비 등 12종의 곤충과 조류가 새롭게 서울로를 찾은 손님이 됐다.

개장 1년이 되면서 새로 바뀐 것들도 많다. 서울로 만리동광장쪽에는 4182주 ‘기부의 숲’이 조성됐고, 아이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곳인 기찻길 위 난간에는 열차 시간표가 부착됐다. 서울역에 들어오는 다양한 열차를 아이들이 볼 수 있도록 볼거리를 마련한 것이다. 또 ‘이 주의 식물’을 지정해 매주 그 시기에 꽃이 피거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수종을 선정하고 있다.

서울로 일대가 지역재생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지역 주민과 인근 상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남대문상인회에 따르면 서울로 개장 이후 최근 시장 방문객이 전보다 20% 늘어났다.

서울로를 가꾸는 데는 자원봉사자와 인근 기업들의 역할이 눈에 띈다. 지난 1년간 연인원 약 8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서울로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고 이들의 봉사시간은 2만시간에 달한다.

그러나 콘크리트와 유리로 만들어진 구조 탓에 체감온도가 높아 한여름 보행이 쉽지 않다는 게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는 그늘막 설치를 확대하고 물을 스프레이식으로 분사할 수 있는 ‘쿨팬’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수연 서울시 서울로운영단장은 “서울로 주변으로 활력을 확산시키고 주변 시민들과 단체의 참여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은 한 번씩 거쳐갈 수 있는 국제적 관광명소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