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공부한 장애인들 ‘다! 詩다’ 시집 발간

입력 2018-05-16 21:08

부산·경남지역 장애인들이 시를 배운 뒤 시집을 발간하고 시화전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있다.

부경대 기장인문도시지원사업단(책임교수 채영희)은 부산·경남지역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시 창작 교육 프로그램인 ‘시랑 놀기’를 운영하고 ‘다! 詩다’(사진)라는 공동 시집을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시집에 자작시를 수록한 이는 모두 29명으로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주 동안 매주 월요일 시 공부를 했다.

박정민씨는 ‘시선’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쑥덕쑥덕 속삭속삭 속상속상 그때마다 술 한 잔 먹고 싶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일침을 날렸다. 김영민씨의 시 ‘지렁이’는 “밟지 마세요. 꿈틀, 지렁이도 슬퍼요. 나도 친구들이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어요”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다.

이들의 감동적인 시는 시화로도 제작돼 기장군청 로비, 정관도서관 등에서 전시되고 있다.

‘시랑 놀기’ 강사 김순아씨는 “이들이 처음에는 시를 어려워했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시로 표현하면서 당당해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며 “시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과 타인, 자연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