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국민 돈으로 축재” SNS에 비난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패배한 나집 라작(65·사진 왼쪽) 전 총리는 사치벽으로 유명한 부인 로스마 만소르(67·오른쪽)와 함께 말레이판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나집 전 총리에게 결정타를 안겼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부인 로스마가 깊이 개입돼 있어 부부 모두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2일 마하티르 모하마드(93) 신임 총리의 지시로 나집 전 총리 부부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나집이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2015년까지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1MDB 스캔들은 그가 권좌에 있을 때는 무혐의였지만 권력을 잃으면서 다시 수사를 받게 됐다.
나집의 의붓딸, 즉 로스마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즈린 아마드(33)는 지난 10일 SNS에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를 맹렬히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 부모가 국민들의 돈을 빼앗아 개인금고에 축적하고 뇌물, 갈취, 입단속, 살인 등에 썼다는 주장이다. 아즈린은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자신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면서 ‘이 불행한 가정’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로스마는 1MDB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금융업자를 남편에게 소개했으며, 1MDB에서 빼돌린 돈으로 22캐럿 핑크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사치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갖고 있는 에르메스 버킨백만 50개가 넘는다.
남편의 연봉 10만 달러(약 1억원) 말고는 별다른 소득원이 없으면서 사치를 부려 예전부터 논란이 됐다. 로스마는 “어렸을 때부터 저축이 취미였다. 내 돈으로 보석과 옷을 사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항변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말레이판 이멜다’ 나집 前총리 부인, 부패의 핵심고리
입력 2018-05-16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