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5만7713달러… 세계 최고 수준

입력 2018-05-16 05:05

英 식민지서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 우수한 인프라·지리적 편의성이 강점
北, 나선경제무역지대 발전모델 삼아


‘동남아시아의 부유한 도시국가’로 일컬어지는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한다.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올해 기준 5만7713달러(약 6167만원)로 세계 8위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로서 아시아 해상 교역의 중심이 되는 무역항일 뿐이었지만, 오늘날 싱가포르는 무섭게 번영하는 글로벌 경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주목하는 곳인 싱가포르는 어떤 국가와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장을 유지하며 무역을 하고 있다. 부패가 심하지 않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법인세율이 낮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꼽힌다. 우수한 인프라와 지리적 편의성도 강점이다. 중국계(77%), 말레이계(14%), 인도계(8%) 등으로 구성된 다문화 국가로 공용어인 중국어와 영어를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거대한 인적 자원이 갖춰져 있기도 하다.

게다가 정부는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 등 비즈니스 환경 조성에 적극적이다.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점도 기업에는 커다란 이점이다. 프록터앤드갬블(P&G)을 비롯해 수천 개의 다국적 기업이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전략적인 산업 육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기별 산업의 발전과 쇠퇴에 따라 정부 주도로 주요 육성산업을 변경하는 전략을 써온 것이다. 70년대에 외자를 이용한 수출 주도형 공업화를 추진해 높은 성장을 이룩했고, 80년대에는 전자·기계·제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식기반 위주의 경제구조 전환을 추진해 연구·개발, 교육, 의료, 관광산업 분야에서의 허브를 목표로 발전을 꾀해 왔다.

북한은 91년 함북 나진시와 선봉군 일대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는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선포하면서 권위주의 통치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 싱가포르를 발전 모델로 삼기도 했다.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싱가포르식 경제 성장은 불가능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싱가포르를 좋은 모델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의 비영리 민간단체 ‘조선 익스체인지(Chosun Exchange)’는 지금도 북한 고위 간부들이나 무역 관계자들을 현지로 초청해 자본주의를 가르치고 있다. 중국도 최근 남부 하이난성에 자유무역항을 구축해 싱가포르처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세정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