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강성발언, 독 될까 득 될까… 추미애의 입

입력 2018-05-14 18:59 수정 2018-05-15 19:27
사진=뉴시스

추미애(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단식 농성 중이던 김성태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협상의 길을 터주니 텐트를 치고 다시 드러누웠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막가파식 대야 인식이 국회를 파탄내고 있다”며 “뚫어진 입이라고 막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했다.

민주당은 난처한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14일 “당대표가 야당을 너무 자극하면 협상을 풀어나가야 하는 원내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 논의 때 추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해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당 지도부가 몰랐다는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닌)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까지 선언하며 반발했다.

이후 추 대표는 강성 발언 대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시 강경한 기존 입장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당 일각에선 원내 협상과는 별도로 여당 대표가 전략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야당과 선명하게 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 발언은 당 지지자들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실 관계자도 “야당을 향한 비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국회 파행의 주요 원인인 ‘드루킹 특검’의 단초를 추 대표가 제공한 측면이 있어 상황이 조금 미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드루킹 사건이 드러나게 된 것은 추 대표가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댓글 수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웠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