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갑자기 유화 메시지를 내놔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ZTE가 신속히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미 상무부에도 지시가 내려갔다. (ZTE가) 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스마트폰 판매 세계 9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ZTE는 미 업체들로부터 부품 공급이 중단되자 회사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미 상무부에 제재 유예를 요청했다.
ZTE는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주 홍콩거래소에 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을 중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의 15∼19일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부주석이 미·중 간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특급 소방수’로 투입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 지도부가 6월 말이나 7월 초 왕 부주석의 방미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를 방해하려고 ‘유리장막’을 치려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럼프, ZTE 사업 재개 언급… 미·중 무역전쟁 휴전 모드?
입력 2018-05-14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