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수출 증가율, 한국만 ‘마이너스’

입력 2018-05-15 05:03 수정 2018-05-15 13:06

한국의 지난해 서비스 수출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강세 영향도 있지만 서비스업 연구·개발(R&D) 부진 등이 겹치며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14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제수지상 서비스 수출은 877억206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6% 감소했다. 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7.2% 증가다. OECD 회원국 중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원국은 아일랜드(19.1%)였으며 3분의 1이 넘는 14개국의 서비스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5년(-12.8%) 2016년(-2.9%)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율 순위 역시 2014년 11위에서 2015년 30위, 2016년 31위로 미끄러졌고,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서비스 수출 부진은 원화강세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30.5원으로 2016년(1160.4원)보다 29.9원 떨어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하락한 탓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서비스산업 R&D 동향 및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전체 R&D 투자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불과했다. 서비스산업이 발달한 미국(30.1%) 영국(58.9%) 등은 물론 독일(12.4%) 일본(12.1%) 등 제조업 강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노동생산성과 R&D 투자 기피에 서비스산업 성장률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국 서비스업 성장률은 2014년 3.3%, 2015년 2.8%에서 2016년에는 2.3%를 기록했다.

한국 서비스업이 의료기술 등 혁신형 창업보다는 소매, 음식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 내수 중심이자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 쏠려 있는 것도 문제다. 해외시장 공략이 가능한 금융, 보험, 법률, 회계, 여행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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