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주춤하자 신용대출 급증… 풍선효과에 가계부채 다시 꿈틀

입력 2018-05-15 05:03

잠시 주춤한 듯 보였던 가계부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거미줄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줄었다. 하지만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난 78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증가폭이 3월(4조3000억원)보다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거래가 줄며 2조4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3월엔 2조8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늘었다는 데 있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2조7000억원 증가한 202조1000억원에 달했다. 2월(7000억원)과 3월(1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훨씬 커졌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계속됐기 때문인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신용대출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 대출도 지난달에만 2조2000억원 증가했다. 3월에는 7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대출도 기타대출(1800억원)을 중심으로 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계절적 요인으로 생활안정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같은 제2금융권 영업이 활발했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타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증가규모는 20조6000억원으로 2015∼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가장 적어 누적 증가세는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