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희귀 기록물 원본 공개… 수장고 25일까지 전면 개방

입력 2018-05-15 05:04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은 14일부터 25일까지 광주 동구 금남로 기록관 5층 수장고 열람실을 개방하고 기록물을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기록관 수장고의 모습.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제공

“처음에는 몽둥이로 다음은 대검과 총으로 무차별 살해했다. 시민들은 좋지 못한 일인 줄 알면서도 공수부대에 맞서기 위해 무기고를 털어 총으로….”(5·18 당시 여고생 주소연양 일기장에서 발췌)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1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 희귀 기록물 원본을 처음 공개했다. 5·18기록관은 “5·18 38주년을 맞아 오는 25일까지 5층 수장고 열람실을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시 외신기자로 광주의 비극을 영상에 담아 전 세계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 힌츠페터 기자의 여권과 안경, 그날의 참상을 사춘기 여고생의 시각에서 생생하게 기록한 광주여고 주소연양의 일기장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동아일보 광주주재 김영택 기자의 취재수첩, 시민사회단체가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에서 발표한 성명서 원본 등도 접할 수 있다.

기록관에는 계엄군의 총탄에 뚫린 광주은행 본점의 유리창과 양동시장 상인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담아 건넸던 양은함지박, 대검에 가슴이 베인 여성의 검시기록 등도 실물 보관돼 있다.

5·18 원본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록관 수장고는 그동안 기록물의 훼손을 막는 차원에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해왔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 재판기록과 보상기록 등 각종 문서와 필름 사진, 시청각 자료 등 총 3만4143점의 기록물을 보유 중이다. 5·18기록관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5월 금남로 옛 가톨릭센터 건물에서 문을 열었다. 1990년대 진상규명 작업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곳이다.

기록관 관계자는 “5·18민주화운동 기록유산의 현황을 살펴보는 기회와 함께 5·18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수장고의 문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