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겨냥해… 印尼서 일가족 6명, 연쇄 자폭테러

입력 2018-05-13 23:31
인도네시아 제2도시 수라바야의 교회에서 13일 테러가 발생한 뒤 대테러 요원들이 현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가족 테러범이 벌인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신화뉴시스

부모·네 자녀 세 팀으로 나눠 성당·교회서 범행… 50여명 사상
9·12세 딸까지 동원… IS 배후 자처
파리서도 칼부림 테러… 5명 사상


인도네시아 제2도시 수라바야에서 성당과 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소수 종파인 크리스천을 노린 테러로 보인다. 특히 테러 공격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일가족 조직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에서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사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일간 콤파스 등은 13일(현지시간) 수라바야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테러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오전 7시30분쯤 구벙 지역의 가톨릭교회에서 첫 번째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5분 후 인근 교회 2곳에서 잇따라 폭탄이 터졌다.

현지 경찰은 첫 번째 장소에서 18세와 16세 두 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폭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 곳에선 어머니가 12세와 9세 두 딸을 데리고 자폭했으며, 나머지 다른 한 곳에선 아버지가 차량 폭탄으로 자폭한 것으로 드러났다. 티토 카르나비안 경찰총장은 일가족이 시리아에서 건너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도네시아의 IS 연계 테러조직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가 테러의 배후일 가능성을 조사하는 동시에 수라바야의 모든 성당과 교회에서 미사나 예배를 올리지 못하도록 한 상태다. IS는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테러 현장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테러범들에 대해 “비열한 행위를 저질렀다. 매우 야만적이고 인간으로서 도를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이번 연쇄테러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IS의 테러 중 인명피해가 가장 큰 사건이다. 인도네시아에서 IS가 자행한 첫 테러는 2016년 1월 수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폭탄·총기 테러로 민간인 4명이 희생됐다.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서도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했다. 12일 밤(현지시간) 파리 관광명소인 오페라 가르니에 인근 몽시니가(街)에서 괴한이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현장에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괴한은 범행 5분 만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용의자는 체첸 공화국 출신 21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