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나들이 계절… 어린이 수족구병·수두 또 유행

입력 2018-05-15 05:05
봄철 유행기를 맞은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의료진이 아이 입안의 궤양 유무를 살펴보는 모습. 국민일보DB

기온이 올라가고 바깥나들이가 잦아지면서 어린이들 사이에 수족구병과 수두가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95개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외래 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 환자가 올해 18주차(4월 29일∼5월 5일)에 1.4명으로 집계돼 7주차(2월 11∼17일)의 0.2명보다 7배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 A16형 감염에 의해 생긴다. 뇌수막염이나 뇌염 마비증상 등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 감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침 가래 콧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공기로 퍼지기도 하지만 보통 직접 접촉을 통해 혹은 오염된 물건(수건 장난감 등)을 만져 옮는다.

발병 1주일간이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볼 안쪽, 잇몸, 혀 등에 작고 하얀 궤양이 돋고 손과 발에 붉은 물집이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일반과 이주훈 교수는 “4세 이하 소아에서 잘 걸리기 때문에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서 유행하기 쉽다. 놀이방이나 캠프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주의해야 한다”면서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요즘 영유아 수족구병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입안 궤양 통증 때문에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때 탈수가 심하면 쇼크나 탈진 현상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먹여야 한다. 먹는 양이 심하게 줄면 병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는 게 낫다.

질본 관계자는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뇌수막염 등으로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의 경우 3∼4년마다 한 번씩 대유행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최근 2∼3년 내 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주의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은 CJ헬스케어와 함께 국내 첫 수족구병 예방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질본은 환자 발생이 지속되는 8월 말까지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수족구병 예방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가 수족구병에 걸렸거나 의심될 경우 등원·등교시키지 말아야 한다.

매년 4∼6월 유행하는 수두도 지난 1∼4월 신고 환자가 2만24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23명) 대비 약 11% 증가했다. 수두는 미열이 나고 온몸에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발진과 물방울 모양의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역시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와 초등학생들이 많이 걸린다. 예방을 위해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게 해야 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연중 무료로 예방접종할 수 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