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이내에 한국의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혔다. 최근 미국 시장금리 상승세로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6월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설’은 일부 남미 국가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 대학교수 등 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스템 리스크 설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1년 이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목됐다.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통상압력(76%)을 들었다. 가계부채 문제(74%), 미국 금리 인상(60%)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의 리스크 요인이 단기에 발생할 가능성은 중간 이하로 평가됐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세에 따른 신흥국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논의를 시작했다. 한은 설문조사는 신흥국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16∼27일 진행됐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르헨티나 위기는 미국의 금리 상승을 아르헨티나 경제의 기초체력이 버티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약 43억 달러(약 4조6000억원)를 들여 페소화를 사들였지만 통화가치 추락을 막지 못했다.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 통화가치도 약세 흐름을 타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환율 안정세 등 차별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보다 1.3원 높은 1069.3원으로 마감했다. 원화 가치 하락 정도가 미미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최근 3년간 금융시장 위기설에는 항상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가치 강세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위기설이 실현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유가 상승은 달러 가치 강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북한’→‘美금리인상’… 달라진 韓 최대 금융리스크
입력 2018-05-13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