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쌓인 삼성… ‘석방 100일’ 이재용, 정중동 언제까지

입력 2018-05-14 05:05

글로벌 행보로 존재감 회복속 노조 와해 의혹·유령주 등 첩첩
“당분간 활동 자제” 우세속 “구조 개선 나설 것” 전망도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5일로 석방 100일을 맞는다. 그는 이 기간 두 차례 해외출장 등 글로벌 행보에 나서며 삼성그룹 오너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성그룹 계열사를 둘러싼 수사와 조사가 진행되는데다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압박이 잇따르고 있어 그가 그룹 경영에 관한 새로운 구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5일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로 풀려난 뒤 직접 업무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13일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 부회장이 업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두 차례 해외출장이 노출돼 관심을 모았다. 3∼4월 유럽과 캐나다를 16일간 방문해 인공지능(AI) 관련 현지 전문가들을 만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전기차·IT·이동통신 업체 대표와 잇따라 회동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해외출장을 통해 신사업 발굴을 모색하고 글로벌 사업 파트너와 만나 인맥을 정비했다고 설명한다. 해외출장을 통해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이 부회장의 행보에 대해선 삼성이 놓여 있는 상황이 녹록지 않으므로 적극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검찰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수사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에버랜드 공시지가 급등 의혹, 삼성증권 배당 사고 등 삼성 계열사 전반에서 악재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국내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간담회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결정은 이 부회장이 내려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공정위의 총수 변경 조치로 삼성 오너의 지위에 공식적으로 올랐다. 이에 이 부회장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그룹 내 사업을 전격 재편해 새 출발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당분간 활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그의 언행을 두고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