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포함한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은 사업 도구가 아닙니다.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세계중소기업협회(ICSB)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인본주의 경영론’이었다. ICSB는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1955년 설립된 국제단체다. 약 7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13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한국 기업인이 ICSB 포럼에서 기조연설하기는 신 회장이 처음이다. ICSB가 한국 대기업인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신 회장을 초청했다.
신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기업의 직원들이 도구가 아닌 인격체라고 강조했다. 인본주의적 경영을 위해 고객,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 당국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균형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사람은 공기 없이 못 살지만 공기를 위해 살지 않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익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연료이지만, 그 자체가 경영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때부터 이어져온 인본주의 기업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경영 혁신의 핵심 요소로 사원들이 공감하는 비전의 수립과 의사소통을 꼽았다. 기업의 비전과 전략은 사원들이 공감해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등이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존중·배려해야 한다”며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감성적인 접근으로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야 직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우리 사회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인본주의적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차용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기업에 강한 주인의식을 갖고(Of the people),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하며(By the people), 최종 수혜자가 돼야 한다(For the people)”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교보 신창재 회장 “회사 직원들은 도구가 아닌 인격체… 기업이익이 경영 목적 될 수 없어”
입력 2018-05-13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