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허그·손편지·세족식… ‘청렴한 스승의 날’ 뿌리내렸다

입력 2018-05-14 05:05
지난해 스승의 날에 광주 동명고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이 진행됐다. 동명고는 올해도 세족식을 하기로 했다. 광주교육청 제공
지난해 열린 전남사대부고의 ‘제자사랑 5월 사랑 음악회’ 모습. 광주교육청 제공
선생님 포옹 한 뒤 손편지 전달, 교사는 학생에게 이벤트 쿠폰 전해
색종이 카네이션 꽃목걸이도 등장, 제자 발 씻겨주고 칭찬·격려… 제자사랑·스승공경 음악회도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고, 사제가 포옹을 나누고, 음악회를 열고….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광주지역 여러 학교에서 다양한 감사 행사가 열린다. 광주시교육청은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선물을 주고받던 관행에서 벗어나 스승을 향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다양한 문화가 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광주 우산초교는 ‘감사 가득 허그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 중간놀이 시간, 점심시간에 원하는 선생님을 찾아가 축하인사를 드린 후 프리허그를 신청한다. “선생님 사랑합니다”를 외치고 포옹을 한 뒤에 미리 쓴 손편지를 전달하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이벤트 쿠폰’을 건넨다. 이 쿠폰으로는 학교 1층 교육복지실에서 ‘추억의 뽑기’를 해 학용품 등 각종 기념상품을 받을 수 있다.

오정초교 학생들은 색종이로 카네이션을 접어 꽃목걸이를 만들고 진심을 담아 작성한 편지를 전달한다. 어린이학생회는 15일과 16일 이틀간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를 껴안고 인증사진을 찍는 ‘럽럽(love love)’ 활동도 준비 중이다. 이 학교 6학년 최서진양은 “재미와 의미가 있는 하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선생님과 가까워지면 더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명고는 스승의 날에 세족식을 하기로 했다. 교사들이 방석 위에 무릎 꿇고 앉아 세숫대야에 담긴 물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고 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칭찬과 격려의 말을 전한다. 사랑과 격려의 메시지가 적힌 엽서도 나눠준다. 세족식 전에는 서로 가식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사회 앞에 당당하게 서자는 의미에서 맨발로 학교 운동장을 도는 시간도 갖는다.

전남대사대부고에서는 15일 오후 ‘제자사랑 스승공경 사랑음악회’가 열린다. 학교 체육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는 전남대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도 찬조 출연한다.

숭의고는 이날 오전 퇴임한 교사들이 학교를 오랜만에 방문해 그리운 동료, 제자들과 재회하는 자리를 갖는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교육에 사랑이 녹아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그동안 감사한 마음을 사제가 주고받고 모두가 부담 없이 즐거운 스승의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