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노웅래 의원에 압승 용접 노동자 출신의 3選 의원
“文 정부 성공의 견인차 돼야” 특검·추경 협상 등 과제 산적
文 대통령 “조만간 보자” 축하 전화
국회 파행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3선 홍영표 의원이 여당의 새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국정을 주도하는 책임여당의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116표 가운데 78표를 얻었다. 비주류의 지원을 받은 노웅래 의원은 3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의원들의 표심이 친문 핵심이자 강경파로 꼽히는 홍 의원에게 향한 것은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과 개혁 동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 원내대표가 사실상 원내대표 ‘삼수’에 나섰다는 점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우원식 전 원내대표에게 7표 차로 패했고, 2016년엔 당내 만류로 출마를 포기했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말에서 여당의 정국 주도권 확보와 개혁 드라이브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당이 국정을 주도하면서 문재인정부의 개혁 과제를 실현하는 강력한 견인차가 돼야 한다”며 “개혁 의지가 느슨해지면 당이 고삐를 죄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야 관계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체제가 마련되면 나머지 국정 현안은 야당에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한다. 조만간 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 앞에 산적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드루킹 특검’과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등의 ‘패키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홍 원내대표는 첫 일정으로 단식을 이어가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았다. 홍 원내대표는 원내대변인에 강병원 의원, 원내기획부대표에 이철희 의원을 내정했다.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재선의 진선미 한정애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하반기 원 구성 협상도 중차대한 숙제다. 무엇보다 국회의장직을 사수해야 한다. 민주당이 여당이자 원내 1당이긴 해도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기 때문에 야당이 연대할 경우 국회의장직을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운영위원장·정보위원장·국방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도 야당으로부터 받아내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 처리도 홍 원내대표의 몫이다.
1957년 전북 고창 출생인 홍 원내대표는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82년 당시 대우자동차(현 한국GM)에 용접공으로 위장취업했다. 특히 84년 대우자동차 파업 때 김우중 당시 회장과의 단독 협상에서 노조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관철하며 파업을 해결해 명성을 얻었다. 이후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에서 일했고, 노무현정부에선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했다. 2009년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로 국회에 입성, 내리 3선을 했다. 19대 국회 때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 20대 전반기에는 환노위원장을 맡았다. 또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19대 대선에선 ‘더문캠’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최승욱 김성훈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기자
여당 새 원내대표에 親文 홍영표… “개혁 고삐 죄어야”
입력 2018-05-11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