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정대정)는 사기와 사전자기록위작행사 혐의로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강남구의 업비트 사무실에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전산 시스템 기록과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업비트는 실제로는 없는 가상화폐나 전자지갑을 존재하는 것처럼 전산상에 꾸며 고객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방식으로 생성된 뒤 고유의 주소를 가진 전자지갑에 보관돼야 실물로 인정이 되는데, 업비트는 이 같은 실물 없이도 마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가입자들이 사이트 내에서 거래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가상화폐 거래 실태를 점검하면서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의 위법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코인네스트 등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코인네스트 관계자 2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도 지난 2월 해킹 사건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코인원도 도박 기회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압수수색이 들어가자 업비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입출금과 거래 등 업비트의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의 사기 혐의 압수수색 소식에 시장은 출렁였다. 오후 3시30분쯤 989만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은 1시간20분 만에 906만원으로 약 8% 급락했다. 한 투자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연일 수사를 받으니 내 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안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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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사기 혐의로 압수수색
입력 2018-05-11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