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진에어 대표이사 사임… 사내이사직은 유지 ‘꼼수’ 논란

입력 2018-05-10 21:37 수정 2018-05-14 14:27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조 회장의 진에어 사내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진에어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대표이사 변경 안내 공시를 냈다. 조양호·최정호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정호·권혁민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3일 임기 3년인 진에어 사내이사에 취임하면서 대표이사직도 함께 맡았다.

조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갑질'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조 회장이 책임은 피하고 권한 행사는 계속 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조 회장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 등 7곳에서 여전히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직을 맡고 있다. 이에 진에어 대표이사직 사퇴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앞으로 조 회장이 나머지 한진그룹 계열사의 임원직에서 사임할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