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온 ‘10기가 인터넷’ 시대… 1GB, 1초에 다운

입력 2018-05-11 05:01

VR·홀로그램·UHD 영상 등 고용량·다매체 콘텐츠에 적합
SKB, 2.5기가 서비스 시작… 유선 단말기 4대까지 연결
업계 1위 KT “9월 상용화”


국내 통신업계가 다매체·고용량 콘텐츠 시대에 적합한 ‘10기가 인터넷’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기가 인터넷은 1GB 용량의 동영상을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10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를 내는 초고속 인터넷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여러 단말을 활용해 홀로그램이나 UHD(초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막힘없이 보려면 현재 상용화된 1기가 인터넷보다 빠른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하다.

SK브로드밴드는 10일 서울 중구 SK 남산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구별 2.5기가 인터넷 서비스 ‘기가 프리미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가 프리미엄은 PC와 노트북, 공유기 등 유선 단말을 4대까지 연결했을 때 단말별 인터넷 속도의 총합이 최고 2.5Gbps까지 나오는 서비스다. 가령 단말 3개를 연결해 1시간30분짜리 UHD 영화(약 15GB)를 내려받으면 기존 1기가 인터넷으로는 6분이 걸리지만 기가 프리미엄을 쓰면 2분24초 만에 가능하다.

유지창 SK브로드밴드 인프라부문장은 “기가 프리미엄은 고객이 단말을 두 대 사용하더라도 둘 다 기가급 인터넷 속도를 낼 수 있는 서비스”라며 “내년 5G가 상용화돼 홀로그램 등 다양한 고용량 콘텐츠가 출시되면 2.5기가 이상 인터넷 서비스 수요가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가 프리미엄을 써도 단말 1대가 낼 수 있는 최고속도는 기존 1기가 인터넷과 같은 1Gbps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아직까진 영상 편집 전문가 등이 사용하는 PC를 빼면 대부분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랜카드는 1기가 인터넷용”이라며 “고객 수요와 단말 수준을 고려해 단말이 아닌 가구 단위의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하반기 내 가구별 5·10기가 인터넷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유 부문장은 “10기가 인터넷을 쓰려면 각 가정에서 30만원쯤 되는 고사양 랜카드가 들어간 단말을 써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원규 SK브로드밴드 마케팅전략본부장도 “아직 10기가 인터넷까지 필요한 서비스나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KT는 지난 7일 단말별 2.5·5·10기가 인터넷을 상용화하는 시점을 오는 9월로 특정했다. KT 관계자는 “당장 10기가 인터넷이 필요한 서비스는 별로 없어도 고사양 랜카드와 대용량 게임·VR·AR 콘텐츠들이 보급되면 생태계가 급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