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美, 북핵 기술자 수천명 해외이주 요구… 北 난색”

입력 2018-05-10 22:01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 사전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핵 기술자 해외 이주와 핵 관련 데이터 삭제를 요구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북한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에 최대 수천명에 달하는 핵 개발 관련 기술자를 해외로 이주시킬 것과 여섯 차례에 걸친 그동안의 핵실험 데이터, 영변 핵 시설과 관련한 정보를 모두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측이 핵 기술자 해외 이주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한편 데이터 폐기 요구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또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장거리탄도미사일과 동등한 능력을 가진 인공위성 탑재 우주 로켓 발사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은 핵무기와 ICBM이 없더라도 데이터와 기술이 남아 있으면 장래에 핵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아사히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석방됐지만 양측의 사전협상에서 핵 폐기를 둘러싼 골이 메워졌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수개월에서 2년 내의 단기간에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폐기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사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다시 회담한 것도 중국과 연대해 이런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바꾸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