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적 성과 간주 귀환 3명 도착시간 맞춰 앤드루 기지로 나가기로
北도 美 국무장관 불러 사실상 유감 받아내 만족
김영철 “우리 정책 변화는 제재 때문 아니다” 강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됐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9일 모두 풀려나면서 북·미 정상회담도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북·미 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한 발표가 임박했다고 예고했으나, 억류자 석방이 완료되지 않아 차일피일 이를 미뤄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억류자 석방과 비핵화 협상은 별개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미국인들이 북한에 억류된 상태에서 북한 지도자와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억류자들의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간주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자 석방 징후가 보이자 전임 행정부도 못한 일이라며 자신의 공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억류자들을 풀어주는 것은 ‘북한의 선의’에 의한 것이라며 석방에 따른 보상이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확정하고도 북한이 억류자들의 석방을 미루자 애를 태웠다. 결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한달여 만에 다시 북한으로 보내 북한을 다독인 끝에 미국인 억류자들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북한으로서는 현직 미 국무장관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사실상 유감을 받아내 체면을 세웠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을 하면서 북한이 미국의 압박정책 때문에 대화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항의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있는 김 부위원장을 ‘훌륭한 파트너’라고 치켜세우고 북한과의 협력을 다짐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억류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북·미 회담의 의제도 대한 절충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방북 성과를 보고받은 뒤 북·미 회담 개최지와 시기 등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생산적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비핵화 담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에서 최종 결판날 전망이다. 특히 양측은 아직 논의할 게 더 있어 실무 회담을 한 차례 더 가질 예정이라고 미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회담의 핵심인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先) 핵 폐기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반대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작은 것을 얻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김 위원장이 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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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트럼프, 폼페이오 평양 보내 마지막 걸림돌 제거
입력 2018-05-10 00:30